여행

[그랬다지요] 이게 아닌데....

철없는 신선 2025. 4. 13. 20:00

♡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 이외수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참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 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자들의 것이지
개똥 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게 행복한 거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 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 ♡♡♡ ♡♡♡ ♡♡♡ ♡♡♡

 

♡    그 랬 다 지 요    

                                                      - 김용택님의 詩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