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선물] 내등의 짐 - 정용철

철없는 신선 2019. 5. 30. 18:30
            ♣ 내 등의 짐  - 정용철
내 등에 짐이 없다면 나는 아직도 미숙하게
살고 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가 내 삶의 무게가 되어
그것을 감당하게 하였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성숙시킨
귀한 선물 이였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다면 나는 세상을 바로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다면 나는 사랑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로 남의 고통을 느꼈고
이를 통해 사랑과 용서도 알았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 준
귀한 선물 이였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다면 나는 겸손과 소박함의
기쁨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의 짐 때문에 나는 늘 낮추고 소박하게
살아왔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소박함의
기쁨을 알게 한 귀한 선물이였습니다.
물살이 센 냇물을 건널 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고, 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는
짐을 실어야 헛 바퀴가 돌지 않듯이 
내 등의 짐이 나를 불의와 안일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였으며, 삶의 고개 하나하나를
잘 넘게 하였습니다.
정용철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  지인의 친구가 찍었다면서 카톡으로 보내준 지리산 천왕봉의 일출임  >>.


사람들은 아마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  정용철 

 
사람들은 아마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눈 속에서 피어나는 꽃잎 하나를 보고도 
봄이 오고 있음을 알듯이 
나의 작은 표정이나 행동 하나로도 사람들은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아마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나의 걸어가는 모습 하나를 보고도 
내 생활이 좋은 목적지를 향해 
분명히 걸어 가고 있는지, 
아니면 잘못된 길을 가거나 주춤거리고 있는지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아마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내 입술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를 듣고도 
내 생활이 어떠하며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아마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내 입가에 떠오르는 작은 미소 하나를 보고도 
내 마음에 어떤 기쁨과 슬픔이 있는지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아마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나의 눈빛 하나를 보고도 
내 마음에 긴장이 있는지,
아니면 평화가 있는지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아마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내가 남을 대하는 태도 하나를 보고도 
내가 무엇을 배웠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아마 다 알게 될 것입니다.
내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입술에 좋은 말을 담고,
소망의 글을 즐겨 쓰며, 
사랑이 충만한 눈빛으로 당당히 걸어가고,
공손한 행동을 하면, 
내가 좋은 가정에서 밝고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성실한 사람이란 것을 
사람들은 아마 모두 알게 될 것입니다.